Copenhagen
Anne Marie’s room. 노래 선생님인 앤머리는 크리스탈을 수집한다. 그녀는 자신의 방을 여행자들에게 내주고, 거실 쇼파에서 잠을 잔다.

Galway
쭈쭈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기 하루 전. 그녀는 내가 한국을 떠나기 직전까지 내내 안 먹던 밥을 잘 먹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것 마냥. 그리고 아일랜드에 다시 도착한 지 일주일 후 우리를 떠났다. 질병에도 고통에도, 그녀는 마지막까지 생을 씩씩하게 마주했다. 반짝 반짝 빛을 내며 생에 충실했다. 나는 쭈쭈 덕에 살아있다고 말했다. 날 매일 같이 몇 번이고 살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Galway
눈이 쌓이는 동안에도 잔디는 계속해서 푸르렀다. 눈이 다 녹을 때까지 온 사방이 여전히 삐죽빼죽 고개를 내민 푸르름으로 가득했다. 괜시리 마음이 찡했다. 고등학교 내 책상 위에 네임펜으로 써 놨던었던, 백설이 만건곤 할제 독야청청하리라 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눈과 푸르름에 왜 난 유난히 마음이 찡해지는가.
Dingle
나는 스스로를 꽤 예전부터 새친구라고 불렀다. 딱히 새가 날 따르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교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하늘을 보면 늘 새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사람들 보다 새떼를 잘 찾고 봤다. 작년에 살던 집 부엌에 똑같이 생긴 새가 두 번이나 날라들어온 적이 있다. 새가 들어와서 나가는 방향을 못찾고 기절했는데, 난 겁이나 새를 만지지도 못했다. 그 이후 나는 나를 새친구라고 부를 자격이 있는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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