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실험의 실험
2020/11/09 요삶실 _ 흐름들 _ 두 번째 실험.
+첫 번째 한시간 ; 음악을 틀어놓고 나오는 움직임들을 따라가기
+두 번째 한시간 ; 움직임들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그 순간에 원하는 주제에 따라 직관 글쓰기를 진행
*직관글쓰기 - 직관을 따라가 보는 글쓰기. 그날 원하는 주제 두가지를 고른 후, 10분씩 타이머를 맞춰 한가지 주제에 대해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쓴다. 그리고 서로의 글을 읽는다.
+세 번째 한시간 ; 핸즈온 작업
(이후의 나온 이야기들의 기록)
헹 _ 나는 움직이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어. 낯설었어. 계속 많이 움직여본 사람이여야 거기에 젖어들어서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춤을 추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같이 춤을 추면서 놀때는 그냥 논다는 생각이 강했고, 이번에는 작업을 해야할 것 같아서 그냥 춤이 나오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담_ 나는 움직임이 낯설거나 어렵지는 않았어. 내 안에는 어떤 움직임의 흥이 있긴 한 것 같아. 열기만 하면 흘러나오고 싶어하는. 라이브 음악을 들을때 나오는 흥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냥 움직임이 나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게 느껴져. 나는 작업을 한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작업을 한다치면 사실 3곡 이상은 힘이 드는 것 같아. 그래서 뭐가 올라오면 따라가봤다가, 또 움직이기 싫어지면 그냥 누워도 있다가..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릴 때는 진짜.. 논거는 아니지만 누워서 암생각없이 몸을 흐느적 거리며 암것도 하지 않고 보낸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 그런 시공간이 갑자기 기억 속에서 소환되더라고. 요즘엔 누워있어도 항상 핸드폰을 들고 누워있잖아. 그래서 그냥 스스로랑 보내는 시간이 좋더라고. 그래서 나는 춤을 추고 싶으면 신나게 춤을 추면서 흔들며 놀아도 좋고, 몸에서 나오는 움직임을 따라 내밀한 작업을 하고 싶으면 해도 좋고, 암것도 안하고 싶으면 암것도 안하고, 누워서 그냥 흐느적거리는 시간을 갖는것 다 좋은 것 같아. 그리고 한편으로는 오센틱 무브먼트에서 느꼈던 것처럼, 혹은 헹이가 요새 관심을 갖는 주제처럼, 누군가를 보고 보아주고의 역할이 어떤 작용을 하겠고. 따라하게도 되고, 그냥 그사람이 어떤 작업 어떤 움직임을 할때 전해지는 에너지를 단순히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고.. 혼자이자 함께일때의 여러가지 반응들도 느끼게 되고..
그리고 그런 움직임 후에 그림을 그리고 직관 글쓰기를 하는 것 자체가 그때의 혹은 그 날의 그순간에 일어났던 많은 것들을 다각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게 해주고 꺼내주는 것 같아서 무언가가 명확해지는 느낌이 들었어. 어떤 클로져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방금 춤을 춘것에 대해 그림을 그렸을 때 막 의미를 찾고 분석하는게 아니라 생각나는 것만 그렸는데. 그게 주로 짠해 보이는 내 발, 내 손가락에 비친 그림자, 미묘하게 다른 손톱보다 긴 두번째 손가락의 손톱으로 들어오는 빛, 앉아있을 때 보인 내 몸의 굴곡과 뻣뻣한 목.. 이런 것들이 그려졌는데, 지금와서 보니, 어떤 감정이라기 보다는, 그냥 아 내가 내 몸의 어떤 부분들이 보였구나. 그림을 그릴 때 뭐가 그려질까 궁금했는데 정말 그 순간 순간에 보이고 만나고 머물렀던 내 몸들이, 제일 기억에 남았구나 하고 알게되는 것도 재밌었어. 그런데 더 웃긴건 그러고 나서 우리가 한 직관 글쓰기에서는 움직임 하기 싫어싫어 그냥 죄다 싫다싫어 하면서 엄청 징징대는 다 싫은 감정이 우리 둘 다에게서 나왔다는 것도 재밌었고. 이 실험을 해나가는 과정 자체의 모호함과, 그 모호함 와중에 우리 자신과 만나는 과정에서 오는 불편한 감정들이 잔뜩 있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또 그 싫음을 서로 막 웅변하듯이 읽어주면서 그 감정들이 해소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재미있었어.
우리가 이 워크샵을 해나갈 수 있는 방향이 두개가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우리가 이 작업을 계속 해나가면서 좀더 대중을 위한, 톤을 가지고 어떤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이게 뭔지 우리도 모르겠고 또 계속 일어나는 것들을 함께 실험해보는, 실험을 같이 실험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 혜영은 어떤게 좋아?
헹 _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두번째 방향인것같아.
담 _ 음악도 각자가 원하는 음악들을 모아 리스트를 만들어 틀어보면 좋을 것 같고.. 사실 정말 듣기 싫은 음악이 있기도 하지만, 그 싫음을 느끼고 ㅋㅋ 또 한편 그 음악이 누군가에게는 듣고 싶은 음악인 것도 재미있는 것 같아. 그림은 그냥 오늘 춘 춤에 대해서 그리면 좋을 것 같고, 직관 글쓰기는.. 주제를 각자가 원하는 주제로 쓰되 서로가 서로의 것을 읽어주는 것은 꼭 했으면 좋겠어.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게.. 서로의 것을 읽어주는 힘을 우리가 20회정도 해보고 분명히 느끼고 있듯이.. 그것이 주는 어떤 안전함이 있는 것 같아. 물론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작용을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는 한시간은 각자의 움직임의 시간을 갖고, 두번째시간은 그리고 쓰고 읽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한시간만 하고 가고싶은 사람은, 움직임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는 사람은 그냥 집에 갈 수 있게..
헹 _ 근데 나는 오히려 그게 더 위험한 것 같아. 왜냐면 무언가가 막 일어나거나 건들여졌는데 그냥 집에 혼자 가게 됐을 때... 그때의 그 상태가 더 위험한게 아닐까?
담 _ 나는 한편으로는 그건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어. 근데 헹이가 말하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도 알겠어. 그래서 충분히 우리가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고 두번째시간이 어떤 명확함을 주고 끝을 주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잘 설명했으면 좋겠기도 하고. 하지만 요새 나의 이슈와 연관이 되어서 그런지 나는 너가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 너가 가고 싶으면 가도 된다. 라는 선택권을 더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헹 _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처음에 바로 움직임으로 들어가기 전에 어떤 준비운동이나 스트렛칭 같은 가이드 준비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
담 _ 나는 그런것 없이 하고 싶은데.. 왜 그런맘이 들지? 헹이는 왜 준비가 있었으면 좋겠어?
헹 _ 바로 움직임으로 들어가는 게 좀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담 _ 아... 그럴 수 있겠군. 나는 있게도 해보고 없게도 해봤으면 좋겠어.
담 _ 그리고 우리가 실험을 함게 실험하는 것이니... 다른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어디까지 우리의 실험에 반영했으면 좋겠는지도 생각했으면 좋겠어. 이걸 말하는 순간에도 굉장히 거부감과 나 끌리는대로 그냥 막 내가 다 결정하고 싶다는 마음이 엄청 올라오는데..
헹 _ 나는 이게 실험을 위한 실험이니 왠만하면 실험자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방식이었으면 좋겠어. 나는 확실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듣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무언가 제안이 오면 그게 똥망하든 어쩌든 한번 해보고.. 그리고 그게 똥망하면 그것을 보는 것도 실험의 일부라고 생각해.
담 _ 이 대화를 기록으로 남겨보는 것도 재미있고 귀중한 작업인 것 같아. 이걸 컨텐츠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나는 이 과정이 너무 재밌거든.. ㅋㅋㅋ 다른 누군가가 이걸 과연 재밌어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재밌으니까 남기고 싶어. ㅋㅋ
(그리하여 오늘 나온 이야기를 요약해서 적은 후,)
(이후 대화는 각자의 무선키보드를 가지고 구글 문서에 서로가 말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적기 시작함.)
헹 _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을 기록할 때도 정리하거나 강조해서, 기록의 차원에서도 좀더 잘 보이게 남기고, 그것을 계속해서 다음 실험에 반영하고 또 결과를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 이거는 해보면서 제일 좋은 양식을 찾아가면 좋겠어. 고정된 방식으로 가기에는 어렵지는 않을까?
담 _ 질문을 알아차리는 작업을 계속 해보면 좋을 것 같아. 꼭 그 답을 다음 실험에서 반드시 알아낼 필요도 없고, 그냥 어떤 질문이 던져졌고, 그 질문을 우리가 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충분한 것 같아.
헹 _ 이 작업이 답을 내리는 작업은 아니었으면 좋겠어. 사람들과 같이 질문을 계속해서 알아차리는 작업이었으면 좋겠어.
인원은 몇명이 좋을까?
담 _ 우리를 제외하고 3-4명 정도. 사실 별 걱정 안해도 되는게 안올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섯명이 올리가 없어. 한명이라도 오면 굉장히 대단한거라고 생각해. 내가 보미랑 해보니까 그 한명이 오는게 어렵더라고. 이 이상한 실험을 과연 누가 참여하려고 할지…. ㅋㅋㅋㅋ
헹 _ 글쓰기와 춤추기와 시간분배를 어떻게 해야하나.. 우리 둘이해도 한시간이 걸리는데.
담 _ 네다섯명정도가 오면 쓰는데 십분, 읽는데는 5분정도 걸리지 않을까? 코멘트를 안한다는 전제하에.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십오분 정도로 하고, 말하는 걸 각자 5분에서 10분, 최대.
헹 _ 그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담 _ 그러면 최대 3-4명으로 해야겠다. 아니면 2시간 30분 혹은 춤추는 시간을 줄여도 되고. 그런데 나는 춤추는 시간을 한시간으로 하는게 좋았던게,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만두고 싶다..' 어쩔 줄 몰라하는 시간이 포함하는게 재밌었어. 변태적인건가. ㅋㅋ
그런데 헹이는 틈에 대한 이야기를 했잖아.
헹 _ 중간에 쉬는시간 갖는거? 내마음에서 잘 정리가 안됐어. 강제적으로 시간을 갖는다는게 .. 자율성을 파괴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나는 춤을 추고 싶은데 이제 막 흥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걸 쉰다고?
담 _ 꼭 한시간이 아니어도 되지만 이것도 저것도 다 올라오는게 재밌는거 같애. 이상한 시간을 충분히 갖는거. 아, 진짜 이상하다아.
헹 _ 나는 한시간을 해보는 것 좋아. 그런데 쉬는 시간을 어떤 형태로 갖느냐가.. 음악은 흐릅니다 쉬고 싶으면 쉬세요.. 아니면 정말로 틈을 만들어주는가?
담 _ 그런데 틈을 만들어 주는거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해?
헹 _ 음악이 있으면 어떤 흐름에.. 그것도 담이한테는 재밌는 자극이겠지. 좀더 안전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음악이 흐르는 동안에는 자극이 계속 있잖아. 쉬고 싶은데 또 누가 계속 하고 있으니까… 쉬고 싶은데 못 쉬는 사람이 있을수 있으니… 감정적으로 정리하기도 하고 자극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그런 확실하게 쉬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기도 하고… 근데 흐름이 끊기는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것 표현하는게 목적이라면 이게 자유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담 _ 그렇게 생각한다면, 음악은 계속 흐르고 쉬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쉬어도 되고. 이것은 음악없이 쉬어도 되고… 흠. 난 그냥 한시간이 끝나고 나서 쉬어라.
춤추는 동안 쉬는건 잘 필요성을 모르겠어. 헹이가 말하는게 어떤 맥락인지는 알겠지만 그것은… 그거는 어떤 느낌이냐면 쉼이랑은 다른 느낌인것 같기도 하고. 헹이가 자기작업을 내밀하게 하기 때문에 그게 너무 힘드니 거기서 오는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헹이 같은 사람들, 나도 모르게 훅 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거 자체가 에너지가 소모되는 거니까.. 그것이 일어나고 있고 너무 빠져 있으면 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들리기도 하거든. 나의 이상적인 그림은 그 쉼을 언제든지 가졌으면 좋겠긴 해. 오히려 음악이라는 자극에서 벗어나는 것. 음악을 꺼두는 시간을 갖는건? 흠.. 근데 그게 더 큰 자극이 될 것이냐 아니냐는 잘 모르겠어
헹 _ 두가지 다 있을 것 같아. 당연히 더 큰 자극이지만, 쉼이 될 수도 있지. 자극이면서 쉼이 될 수 있는데. 음악이 없는 순간을 가져 보는 것이… 그것도 되게 재밌을 것 같아.
담 _ 그 시간을 꼭 어디에 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어쩌면 음악이 없는게 더 힘든 작업이니까, 쉽게 음악을 따라갔다가 막판에 하는 것이 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왜냐면 아무것도 없는거 했다가 다시 음악이 나오면 이도저도 아닌게 될거 같애.
헹 _ 나도 그럴것 같기는 해. 차라리 긴 여운을 가지고, 각자의 작업으로 쉬어도 되고, 여태했던 작업들의 정리의 과정으로 누군가는 쓸 것이고, 그런 의도로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을 것 같애. 그 시간을 가진다면.
담 _ 쉼을 없애는 것은 괜찮아?
헹 _ 해보고 싶어,
담 _ 음. 그러면 쉼을 없애도 보고 있어도 봐야지 뭐.
헹 _ 응 해보면 되는거 같애.
기록을 하는 것도 그렇고. 나한테 요삶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것도 있지만 정말 해보고서 알고싶거든. 그게 똥맛인지 알지만 정말 똥맛인지 경험해보고 싶기도 하거든. 맘 속으로는 음악없이 가보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맘도 있긴 있어. 쉼 없이 그냥 쭉 가다가 나중에 음악없이 하는게 낫겠다는 마음이 들긴한데, 하지만 가져보고 싶어. 똥망이어도.
담 _ 그게 똥망일수 없을거 같애. 쉬는 것을 가지는게 똥망일 수는 없어 어떤 흐름들이,... 그게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고 아쉬운 사람도 있고. 그냥 뭔가가 알게되겠지.
헹 _ 그건 그때 그때 다를 수 있겠지.
생각과 실제로 했을 때는, 뭐가 다른지 알게 되겠지. 지금 내가 해보고 싶은건 쉼의 시간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궁금하니까 해보는거야. 그것을 해보는 것이 나한테 요삶실이 갖는 의미야.
담 _ 지금 적으면서 말하는게 굉장히 거슬리고 있어.
헹 _ 그럼 하지마.
담 _ 들게 되는 생각이.. 검열하게 되는 생각 중에 하나가, 이 아카이브가 흥미로워 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공유의 의미가 있는 아카이브란 무엇인가? 공유하고 있는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도 해보면 알겠지.
헹 _ 나도 그래. 그사람들에게 의미를 심어준다기 보다는 우리가 하고 있는걸 계속 보여주는 것이 의미 있는 듯. 그래서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은 그걸 생각하면 하기 싫어져. 의미 있게만드는것 아니고… 그 시선으로 생각하고 가공하는거말고.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하기 싫어. 그냥 우리가 의미 있어서 하는 거였으면 좋겠어. 물론 필요하겠지.
(담 계속 적음)
헹 _ 안한다며 왜하냐?
담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래. 우리가 지금까지 기록은 진짜 많이 했잖아. 그런데 나눠본 적은 없잖아. 이걸 나눈다는 것이 과연, 우리한테는 어떤 의미이고 보는 사람들한테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긴 해.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그걸 또 어쩌려는 마음이 올라오는게. 재밌기도 해.
삶 전반에서 요새 나의 가고자하는 방향은 그건거 같애. 그러니까 알렉 레슨을 할때도 그렇고, 그게 누군가의 시선에 맞춰가는 작업은 아니었으면 좋겠어. 남들이 이렇게 말하니까, 해야 한다고 하니까 하는건 이제 안하고 싶어. 심지어 레슨할 때도 그런 마음이 들어오거든. 한국 사람들이 이렇다고 하니까,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마음들이 올라오는데. 안하고 싶어. 심지어 읽는 이들이 무언갈 원한다고 한들, 난 주고 싶지 않아. ㅋㅋ
우리로서의 소리가 나가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어. 물론 그 실험에 다른 사람들이 참여를 해서 이 실험이 뭔가 우리가 예측하지 않은 방식으로 흘러가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니고. 우리가 기록하고 나누는 방식에 있어서는 적어도 우리가 의미있는 방향으로. 몰라ㅋㅋㅋ
헹 _ 내가 알고 싶은건 , 첫번째는 내가 정말 원하는대로 해도, 삶이 살아지는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아도, 그래도
담 _ 우리의 삶은 살아지지
헹 _ 나도 그 선택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으니까. 정말 그렇게 해도 살아지는가? 뭐가? 삶이 내가 만족을 하면서
두번째는 타인이 보기에도 좋을까? 뭐가?
독불장군처럼 이런식으로 가겠다 내가 원하는 삶이 그런건 아닌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서도 다른 사람과 어느정도의 교감을 하면서 살 수 있나? 난 이것도 되게 궁금한 부분이기도 해. 어떻게 보면 상반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꼭 남이 좋은대로 따라가야하나? 내가 좋은대로 해도 사람들이랑 섞여 살 수 있지 않을까.. 모르겠다.
담 _ 복잡한 감정이 드는데 이말을 들으니까? 나는 궁금하지도 않고 그냥 그러고 싶어. 남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러고 싶어.
헹 _ 난 아직 그 깜냥은.. 반반인것 같아. 아주없진 않지만.
그렇게 하겠다.! 라고 종지부를 찍고 싶어. 그래도 왔다갔다 하겠지만 종지부 찍고 물음표 찍고 쩜쩜쩜.. 하겠지
담 _ 최종최종최종최종최종? ㅋㅋ
헹 _ 어.. 울고싶다.
담 _ 어 나도 너말을 듣는데 울고싶어졌어.
내가 나도 울고 싶어졌던건, 그 마음이 뭔지 너무 알기 때문이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먼 산, 창밖을 본다...ㅋㅋㅋㅋㅋㅋ)
헹 _ 이거 왜하냐? 이 실험 왜하냐고? 남들하는대로 살지.
담 _ 야 이게 니가 사는거잖아.. 뭔소리야 ㅋㅋㅋㅋㅋㅋㅋ
헹 _ 아니 그냥 남들하는대로 살면되지
담 _ 아니 니가 언제 남들 사는대로 산적이 있냐?ㅋㅋㅋㅋㅋ
헹 _ ㅋㅋ큐ㅠㅠㅠㅠㅋㅋ큐ㅠㅠㅠ 아 짜증나. 좀 편하게 살지. 시발 ㅋㅋㅋㅋㅋ
담 _ 이게 제일 너에게 편안한 삶일걸 ㅋㅋㅋ
헹 _ 핰ㅋㅋㅋㅋㅋ맞는거 같기도ㅋㅋ
담 _ 이거 나중에 우리 만나서도 카톡 채팅하듯이 기록하게 되는거아니냐?
헹 _ 그러게 왜 우리 그렇게 안하지 그렇게 하면되잖아
담 _ 아 말하는 퀄리티란 쓰기의 퀄리티랑 다르지 않을까?
이거 써야되냐?ㅋㅋㅋㅋㅋㅋ
(쓰고있음)
헹 _ 또 졸라쎀ㅋㅋㅋㅋㅋㅋㅋㅋ
담 _ 미친 기록충들
헹 _ 그런데 진짜 (헹이가 말하고 헹이가 씀)
담 _ 쓰면서 말하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헹 _ 근데 진짜 예전부터 간간히 얘기했던 것들.. 이런거 해봤으면 좋겠다 했던 것들이.. 표면화 되려고 하는거잖아. 그 직전에 서있잖아… 기분이.. 묘한것 같아. 아무렇지 않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담 _ 난 그런데 그 억겹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지금 이것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딱히 뭘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하고 있는 것이지. 나에게는 큰 함인것 같애.
헹 _ 나도야.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고 있는게 어느정도는 답을 알고 있다기 보다 어떤 맥락과 의도를 가지고 하고 있는지 알잖아. 근데 정말 경험해봤을 때와 머리로 움직이고 있을 때에 .. 아 이렇게 하면 이런 결들이 나오겠지? 알렉으로 예를 들면, 디렉션을 예로 들면 이런 방향성이 일어나고 이렇게 변하겠지? 이론은 알고 있지만 실제 경험은 또 다르니까. 그 경험을 지금 해보려고 하는 거니까.. 그 결이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그 경험이 강화가 될 것인가.. 그런것들이..여기서 얻어지는것이 뭐가 될지가 궁금해. 아무것도 안되도 상관없지만. 아무것도 안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이미 답을 알고 있어 머리로는.
담 _ 기록을 하면서 천천히 얘기하니 내용이 뭔가 이상해지는 것 같아.
헹 _ 이미 우리가 많은 얘기를 해서 그런걸 지도 몰라.
(더이상 기록하지 않고 대화함)